고려 단차(團茶)

김경은기자 | 기사입력 2020/05/08 [14:41]

고려 단차(團茶)

김경은기자 | 입력 : 2020/05/08 [14:41]

                              

단차(團茶)는 고려인들이 즐겼던 차로 매우 섬세하고 감미로운 색과 향,
맛을 가진 극품의 차다. 
귀족 문화가 발달한 고려 시대는 차 문화의 융성기다.
왕실 귀족층과 관료 문인들의 애호,
사원의 든든한 경제력을 토대로 10세기 이후에는 풍토와 기호에 따른
독자적인 차 문화를 형성했다.
고려 단차(團茶)는 말 그대로 둥글게 쪄서 말린 차를 의미한다.
 

▲ 고려 단차(團茶)     ©이창성

 

찻잎을 따서 찐 후 고(膏)라는 엽록소를 짜내면서 찻잎을 갈아낸 다음,
틀에 넣고 둥근 모양을 만들어
건조하는 7단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차다.
뾰족한 창처럼 생긴 찻잎을 선별하며,
이 중에서도 묵은 잎이나 줄기 등은 별도로 골라낸다.
엄선된 찻잎들은 바로 시루에 넣고 찐다.
산화로 인해 차의 맛과 색이 탁해지는 것을 막기위해 공정은 신속히 진행된다.
시루에 넣고 찔 때도 그냥 찌지 않는다.
대발을 만들고 그 위에 모시나 삼베를 깔고 찻잎을 찐다.
어느 정도 익으면 골고루 익을 수 있도록 섞어주고
차향이 나기 시작하면 꺼내서 찻잎을 식혀준다.
식힌 찻잎은 무거운 돌을 얹혀 ‘고(膏) 짜기’ 과정을 거친다.
 

▲ 고려 단차(團茶)     ©이창성

 

찻잎에 있는 탁한 엽록소들을 짜낸다. 고를 짜낸 찻잎은 돌절구에 찧고,
청자 다연에 갈아 가루로 만든다. 
가루형태가 된 찻잎은 틀에 넣고 압축해 모양을 내고 이후에는
80℃ 정도로 온도를 유지하여 무쇠가마솥에서
그리고 내부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온돌에서 한번 더 건조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려 단차는 시음하기위해 적지 않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고형된 단차를 불에 굽는다. 절대 타면 안 되고 약한 불에 오래 여러 번 익혀야 한다.
구운 차는 나무 절구에 넣고 깨고 맷돌에 가는 과정을 거친다. 
절구와 맷돌로 갈아낸 차는 비단으로 차 가루를 내는 과정까지 거쳐야
비로소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차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붓고 다선(가루차를 물에 풀리도록 젓는 도구)으로
격불(擊拂, 다선을 빠르게 움직여 거품을 내는 것)해 차를 내는 것이
고려인들이 즐겼던 방식이었다.
 

▲ 고려 단차(團茶)     ©이창성

 

단차는 찻잎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 마시는 기존 차와 달리,
가루를 내 물에 타 마시는 형태라 색다르다.
이런 과정은〈동국이상국집〉 등에서 문헌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고려시대 명문장가인 이규보(1168~1241)는 ‘공이로 녹태차를 깨자
시냇가에서 졸던 숫놈 오리가
놀라서 깨네’, ‘돌 쪼아 차 맷돌을 만들어 차 맷돌 돌리랴 어깨가 괴롭다’ 등을
한시를 통해 생활상을 기록했다.
 

▲ 고려 단차(團茶)     ©이창성

 

 

                                                                                                                                  

 
광고
많이 본 기사
포토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