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사매거진] 한 일본 남성이 서울 거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커피를 내립니다. 길을 지나가는 한국인들에게 무료 커피를 나눠주고 있는 건데요. 한쪽에는 “지금 한일 정부 간의 관계와는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은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은 커피 한잔 드시고 가세요”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지소미아(GSOMIA)를 비롯해, 위안부 강제 징용 문제로 흔들리는 한일 관계 속에 자전거와 커피 도구를 챙겨 한국으로 향한 일본인 남성이 화제입니다. 주인공은 자전거 여행가 니시카와 마사노리 씨인데요.
니시카와 씨는 2006년 대학 졸업 후 자전거로 일본 일주를 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7개국, 9만 킬로 이상을 여행했습니다. 2018년 6월부터는, 약 1년에 걸쳐 자전거로 일본 일주를 하면서 무료 커피 나눔을 해왔는데요. 그에게 있어 커피란 '소통’ 이라고 말합니다.
일본 초등학교 교사인 니시카와 마사노리 씨는 수업 중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한국에 가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주위 어른이나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편향된 사고를 갖는 현실에 위기감과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인데요. 한국에 가서 본인이 직접 체험한 후에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마음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니시카와 마사노리 씨는 마침내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오사카 출신인 그는 페리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뒤 서울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는데요. 자신이 일본인임을 알리기 위해 옷소매에 일본 국기를 달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은 커피 한잔 드시고 가세요” 커피를 내렸습니다.
여행을 준비할 때만 해도 그저 ‘사람들이 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던 그는 한국인들의 따뜻함에 그간의 걱정과 불안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밥값은 필요 없다고 하는 일들이 자주 있었답니다.” ‘나는 일본인을 좋아한다, 일본 문화를 좋아한다, 와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 경관 2명에게 ‘이곳에서는 상업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라고 주의를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활동 취지를 설명하고, 무료 커피 나눔 행사인 메시지 보드를 보여주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다고 하는데요. 그는 당시 일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인상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기억에 남는 한국인의 말 가운데 “저는 일본인 친구도 많거든요. 정말 사이가 좋은데 정부 문제는 안타깝네요.” 혹은 “정부와 사람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국가 간 문제와 사람 혹은 문화에 대해서는 별개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이것은 멋진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교를 잇는 스카이프 수업을 통해 생생한 영상과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전하기도 했는데요. 아이들의 반응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약 3주간의 여정을 마치고 귀국한 니시카와 씨는 한국에서의 체험을 강연과 수업으로 전한 뒤 다시 새로운 여행을 떠났는데요. 한국에 이어 ‘의미 있는 곳’을 찾아 떠난 곳은 지난해 한창 시위로 혼란스러웠던 홍콩입니다. 이어질 것이라는 순수한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를 향한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는데요. 홍콩 시민을 위해 커피를 무료로 나누어 주는 일본인을 앞다퉈 취재하기 위해 날마다 줄이 생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탓에 경찰이 출동한 일도 있었지만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활동 의도를 설명하자 신원 확인을 마친 뒤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과연 어느 나라, 어떤 도시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출처: 글 = 꾹트립 사진: https://www.earthrid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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