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밤'을 빼앗은 인류"

김경은기자 | 기사입력 2020/06/05 [16:34]

"지구의 '밤'을 빼앗은 인류"

김경은기자 | 입력 : 2020/06/05 [16:34]

[월드시사매거진] 은하수를 본 적이 있나요? 사진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을 본 적이 있나요? 약 1세기 반이나 2세기 전에는 이러한 질문에 깜짝 놀랐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날 인류의 3분의 1은 찬란한 별바다를 볼 기회를 빼앗겼지요. 시력이 나빠져서가 아니에요. 은하수는 전등 빛의 장막에 가려 있지요. 심지어 별의 행방불명은 가로등이 일으키는 가장 사소한 문제랍니다.

 

 

▲ 대낮처럼 환한 미국 뉴욕의 밤 풍경     ©편집국

 

 

현재 지구에 사는 사람 중 10% 이상은 진짜 밤을 알지 못해요. 매일 밤 인공조명이 햇살처럼 비추니까요. 도시 위를 덮은 얇은 지붕과 더불어 지구 곳곳에서 밝게 빛나는 영역이 23%로 늘어났어요. 또한 실외 조명의 양은 매년 2%씩 증가하고 있답니다. 


유럽과 미국만이 빛 공해를 일으키는 유일한 지역은 아니에요. 아시아, 아프리카 및 남아메리카에서도 인공조명이 늘어났지요. 도시가 제멋대로 퍼지고 있는 데다, 전기가 비교적 값싸기 때문이지요. 인공조명의 수는 무력 충돌이 있는 지역에서만 줄어들고 있답니다.

 

 

▲ 전 세계의 대다수 도시들이 밤에도 빛을 환히 밝히고 있다     ©편집국

 

 

  빛이 쓸모있다면, 어둠도 그렇다

 

 

아쉽지만 우리는 은하수의 멋진 광경을 즐기지 않아도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인간의 매우 이기적인 추론이에요. 지구에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주행성 동물인 우리가 어둠을 즐기지 않는다면, 다른 종들도 분명 밤마다 대낮같은 밝은 빛에 시달릴 거예요. 간단한 예로 하루살이와 나방은 가로등 주위에 떼지어 모여 있어요. 야호! 이제 새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길 시간이지요. 하지만 너무 많은 곤충이 번식할 기회도 없이 죽는다면, 맹금류는 다음 계절에 굶주리게 될 거예요. 

 

 

 

 

손전등 주변에 모이는 곤충도 박쥐에게 손쉬운 먹잇감이지요. 크고 강한 집박쥐는 만족스런 저녁 시간을 즐길 수 있지만, 빛에 노출된 작은 말굽박쥐는 포식자에게 드러나 점차 사라지고 있지요. 현재 박쥐들은 ‘적색목록’(Red list, 멸종 위험에 처한 생물들의 목록)에 멸종위기 동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또 다른 예로 바다거북을 살펴볼게요. 
암컷 바다거북은 2년에 한 번씩 어두운 모래사장에 알을 낳아요. 그래야 안전하니까요. 하지만 알을 낳는 게 매년 어려워지다 보니 알을 바다 속에 던져 놓고 2년 후에 다시 번식해야 하지요. 만약 새끼 거북이가 밤에 부화한다면, 해안 도시의 밝은 불빛을 바다로 착각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바다 반대 방향인 육지로 기어가다 말라 죽는답니다.

 

 

 

 

빛과 어둠의 균형은 자연에서 매우 중요해요. 주머니쥐와 같은 야행성 동물은 포식자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어둠에 의존하지요. 밤 나방이 수분하는 꽃의 색 수용체는 해가 졌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면 꽃봉오리를 열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인공조명이 환히 켜진 지역에서 동면하는 새들은 잠을 적게 자고 먹이를 더 많이 먹기 때문에 더욱 빨리 자라지요. 다 자란 철새들은 그곳에 눈이 내린 후에야 집으로 날아가요. 특히 어린 새들은 밝은 빛을 향해 날아가다 건물에 부딪쳐 죽거나, 길을 잃은 채 근처를 빙빙 날아다닌탓에 완전히 지쳐버리지요. 해마다 북아메리카에서만 15억에서 20억 마리의 철새가 죽고 있답니다.

 

 

 

 

 

 

 

 

이 글은 '빛의 어둠'에서 발췌,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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