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빗자루"

강진석기자 | 기사입력 2020/06/18 [15:16]

"이 빗자루"

강진석기자 | 입력 : 2020/06/18 [15:16]

[월드시사매거진] 폭군 이반이 통치했던

16세기 러시아에서는 칫솔을 ‘이 빗자루’라고

불렀어요. 실제로 당시에 칫솔로 쓰던 뻣뻣한

털이 달린 나무 막대는 작은 빗자루처럼

생겼답니다. 고대 이집트부터 시작된 칫솔의

역사에 대해 함께 알아봐요.

네안데르탈인의 이쑤시개

사실 인류는 고대 이집트 시대가 시작 되기 전부터 

치아를 관리했어요. 

적어도 120만 년전부터 말이죠. 

물론 칫솔은 없었어요. 

대신 나뭇가지를 이쑤시개로 

썼답니다. 이런 습관은 150만 년 전부터 40만 년 

전까지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나 

120만 년 전부터  80만 년 전까지 살았던 

‘호모 안테세소르’(Homo antecessor) 시대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아요. 화석의 이 뿌리 부분에 

작은 홈이 파여 있거든요.

13만 년 전부터 2만 8000년 전 사이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 또한 치아 건강에 신경썼어요. 

네안데르탈인도 양치를 했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뭇가지로 이를 쑤셨지요. 

네안데르탈인의 이빨 화석에서는 4만 9000년 

전의 나무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사실 네안데르탈인들은 

건강에 꽤 관심이 많았어요. 

어쩌면 네안데르탈인은 

현대 약의 기초가 된 약용 식물의 

최초 ‘발견자’인지도 몰라요.

 

▲ 현생 인류와 마찬가지로 원시 인류의 치아에서도 ‘칫솔 자국’을 볼 수 있다.     ©편집국

 

 

중국의 칫솔

‘칫솔’이라 부를 만한 물건은 5000년 전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등장했어요. 

당시의 칫솔은 연필 크기의 나무 막대 

한쪽 끝을 짓이겨 부드럽게 만들고 

다른 쪽 끝은 뾰족하게 깎은 것이었어요. 

부드러운 쪽은 칫솔로, 뾰족한 쪽은 

이쑤시개로 쓸 수있었지요.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이 칫솔이 발견됐답니다. 

살균 성분이 있는 특별한 나무로 만든 거지요.

 

▲ ‘미즈왁’은 칫솔 나무라고 불리는 ‘살바도라 페르시카’의 가지와 뿌리로 만든 양치용 막대다.

 ©편집국

 

 요즘 칫솔과 비슷한 짧은 털이 달린 칫솔은

중국에서 만들어졌답니다. 중국은 노, 나침반, 

종이, 화약, 인쇄술, 불꽃놀이, 비단, 도자기 등 

여러 물건이 발명된 곳이기도 해요. 

중국의 칫솔은 손잡이 옆에 털을 묶어 둔 

모양이었어요. 또 치약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물 없 이 칫솔만으로 이를 닦았답니다.

9~13세기 키예프 공국에서는 참나무솔로 

이를 닦았어요. 솔이 달린 ‘이 빗자루’는 

귀족들만 쓸 수 있는 사치품이었지요. 

평범한 사람들은 이를 희게 만들어 주지만, 

쓸 때마다 여러 번 입을 헹궈야 하는 자작나무 

숯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18세기 후반에는 

분필 가루를 주성분으로 만든 가루 치약이 나왔고 

그 후 비슷한 성분으로 만든 치약도 발명됐답니다.

 

▲ 중국에서는 대나무와 돼지 털로 만든 칫솔을 썼다.    ©편집국

 

손잡이에 털이 심긴 칫솔이 처음 등장한 곳은

18세기 유럽이에요. 짐승 뼈로 만든 손잡이에

돼지 털 묶음을 일일이 손으로 심어 넣은

칫솔이었죠. 하지만 이 칫솔은 별로 인기가

없었답니다. 당시 유럽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씻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이 닦기도 

무서워했거든요. 옛날에는 병균과 바이러스가 

이를 썩게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안타깝게도 미생물학이 발전하기 전이었으니까요. 

중세 시대 치과 의사들은 이가 썩는 이유가 

이빨 벌레 때문이라고 믿었답니다! 

1728년 프랑스 치과 의사 피에르 포샤르는 

《치과의사》라는 책에서 이빨 벌레가 미신임을 

밝혔어요. 그 뒤로 칫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요. 포샤르는 틀니와 교정 장치를 

발명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포샤르의 가장 큰 업적은 매일 

이를 닦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랍니다.

 

▲ 나폴레옹이 사용한 말 털 칫솔     ©편집국

 

19세기 말, 프랑스의 위대한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이에 병이 생기는 이유가 
미생물 때문이고 젖은 칫솔에서 병원균이 
빠르게 번식하기 때문에 이를 닦을 때마다 
칫솔을 삶아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말이나 돼지 털로 만든 천연 모 칫솔은 
삶으면 금방 망가지는 데 더해 빨리 닳았어요. 
게다가 털 자체가 이 닦기에 
그리 알맞지 않았지요. 
말 털로 만든 솔은 너무 부드러워서 
이가 잘 닦이지 않았고 돼지 털로 만든 솔은 
너무 뻣뻣해서 치아의 에나멜질
(치아의 가장 바깥층)을 손상시켰거든요.
나일론 혁명

20세기 중엽, 미국 치과 의사 로버트 헛슨이 

부드러운 나일론을 칫솔모로 쓰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해결됐어요. 사실 나일론은 1938년부터 

칫솔모에 쓰였지만 너무 뻣뻣해서 에나멜질에 

상처를 냈어요. 헛슨은 더 부드러운 나일론을 

썼을 뿐 아니라 잇몸을 덜 긁으면서도 

이가 더 잘 닦이도록 칫솔모 끝을 깎아 다듬는 

획기적인 생각을 해냈어요. 

헛슨은 그 후로도 여러 번 칫솔을 개량했답니다.

 

▲ 양치를 권장하는 20세기 초중반의 공익광고들. 이 덕분에 양치가 널리 퍼졌다.     ©편집국

 

1969년 달에 착륙한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우주에서 쓴 칫솔도 

헛슨의 칫솔이었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바로 그 1969년에 이미 전동 칫솔이 나와 

있었다는 거예요. 전동 칫솔은 1954년 스위스의 

필립 가이 부그 박사가 처음으로 발명했어요. 

사실 전동 칫솔을 발명하려는 시도는 19세기 

후반부터 있었지만, 

감전 문제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답니다.

그 후로 전동 칫솔은 계속 발전했어요.

타이머가 달리거나 솔이 돌아가는 

칫솔은 물론이고 더 부드러우면서도 

깨끗하게 이를 닦을 수 있는 

초음파 칫솔까지 등장했죠. 하지만 어떤 칫솔을 

쓰든 가장 중요한 건 

아침점심저녁으로 하루 세 번씩 꼬박꼬박 

를 닦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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